남궁옥분
통기타 하나 둘러메고 저 하늘을 노래를 하다 보니 이젠 하늘같은 음악이 되었군요
안녕하세요 한 백만 년 만에 음반 이야기를 해봅니다. 요즘이야 음원이니 뭐니 해서 직접 음반을 구매하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역시 음반은 손에 쥐어야 맛 아니겠습니까?
뮤지션들의 정성이 한껏 느껴지는 부클릿을 보는 일은 아직 까지도 가슴을 설레게 하죠.
오늘은 대한민국 7, 80년대 포크송을 널리 대중화 시킨 싱어송라이터 “남궁옥분”의 신보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어린 시절 다소 전투적(?)인 음악으로 무장된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감에 보다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되고 이런저런 뮤지션들의 음반을 디깅하고 다니다 보니
음악은 당시의 개인적 감성, 시대적 배경, 사회적 이슈가 한데 섞여 성장하고 또 추억하게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죠.
대부분의 팝 음악이 그렇듯 대한민국의 대중가요 역사도 시대의 인텔리로 지칭되는, 대도시 신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의 신문물, 신문화와 그를 대체시킬
하위 노동계급, 하위문화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대립 구도로 순환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다소 급진적이고 단순화 시켜 이야기해보자면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는 일본 대중가요 번안가사 일색이었던 일제감정기 동안 트로트, 신민요, 재즈-송으로 분류되어 대중에게 불려지고 1960년대가 되어 서야 일본색을 탈피(혹은 탈피하려는 노력?), 미국풍의 스탠더드팝이 주류로 부상하게 됩니다.
뭐… 예를 들자면 한명숙이 부른 단순하고 명랑한 분위기인 ‘노란 샤쓰의 사나이’가 그 시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60년대 후반 음반 법의 시행과 70년대를 전후한 시기에 이뤄진 모노 사운드에서 스테레오 사운드로, 69년 MBC의 TV 방송 시작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은 대중가요의 전달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신문물을 갈망하는 대중들에게 직격탄으로 작용, 70년대 초반 청년문화의 바람과 함께 대한민국에 포크송을 스탠더드 팝과 트로트를 밀어내고 대중가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합니다.
이는 현역 대학생이 중심이 되었다는 점, 젊은이들의 공간인 음악감상실 (1973년 오픈한 이종원 씨의 쉘 부르는 당시 여러 인사들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죠. 남궁옥분뿐만 아니라 어니언스, 변진섭, 이수만, 허참, 주병진 등이 쉘부르 출신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에서 출발하여 라디오, 텔레비전으로 진출하는 독자적 돌파구를 찾았다는 점, 관현악 중심의 반주를 거부하고 가수 스스로 어쿠스틱 기타를 반주했다는 점, 싱어송라이터의 본격 진출로 기존의 악단장, 작곡가 중심의 1960년대 대중가요계의 여러 관행과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겠습니다. 이것은 문화 혁명과도 같았죠.
이런 변화의 폭풍 속에 자리하고 있던 남궁옥분이 무려 14년 만인 2015년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희망과 사랑을 노래합니다.
1979년 음반 [알게 될 거야], [보고픈 내 친구]를 발표하면서 데뷔한 남궁옥분은 1981년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라는 곡으로 KBS 방송가요대상 신인가수상을 수상하면서 대중들에게 주목 받기 시작하여 1982년 ‘꿈을 먹는 젊은이’라는 곡으로 MBC 10대가수상, KBS 가요대상 여자가수상을 수상하면서 톱스타 대열에 들어선 후 현재까지 대중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캘리그라피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남궁옥분은 새로 발표한 앨범의 재킷을 직접 디자인하는 열정을 보입니다. 음반 재킷 전반에 걸친 남궁옥분의 캘리그라피와 그림을 보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만큼이나 큰 즐거움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이렇게 음반의 부클릿 첫 장에 제 이름이 함께 하는 캘리그라피를 선물 받았네요. 이보다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영광입니다. ㅎㅎㅎ
남궁옥분의 신보 “광복 70주년”에는 조국에 대한 사랑과 민족의 통일을 노래하는 첫 번째 트랙 금강산, 자신을 돌아보고 참된 의미의 나를 찾아보자는 두 번째 트랙 아리랑,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세 번째 트랙 봉선화, 모두가 하나되는 반전을 위한 모두의 사랑을 노래하는 네 번째 트랙 함께, 조국을 사랑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노래하는 다섯 번째 트랙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노래인 세 번째 트랙 봉선화의 나레이션 버전이 여섯번째 트랙, 마지막 곡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포크의 정점에서 이제는 세상의 아픔을 보듬고 용기와 사랑을 노래하는 남궁옥분…
그녀의 음반 부클릿 마지막 장에 실린 문구로 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노래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건 축복입니다.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축복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무대를 그리워 해본적 없이
늘 무대와 함게 할 수 있었다는 건
형언 할 수 없는 축복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번 생에서 제가 누려온 모든 것은 과분한 축복이며
어떤 것 하나 소홀하게 보낼 수 없는
찬란한 경험 이었으므로
참으로 아름다운 삶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랬기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늦었지만…
감히
평화를…
통일을…
그리고 일본군위안부 어르신들의 아픔까지 담아 봤습니다.
그 누구도 절대 잊어서는 안될 일이란 걸 알기에…
이 마음을 온전히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남궁옥분
남궁옥분, 2015 광복 70 주년
- 공식 홈페이지 : okboon.com
- 위키백과 : 남궁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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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 강효선
- 사진 : 이혜린
- 영상 : –
- 코딩 : 정일주
- 디자인 : 황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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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여섯의 리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서 좋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의 한사람으로서 같은 시대에 같은 음악으로 공감할수 있는 공간으로도 일여섯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기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리뷰 종종 부탁드립니다. 강한음악도 부탁해요.. ^^
일여섯의 리뷰는 스펙트럼이 넓어서 좋습니다. 꼭 차량의 멀티미디어 뿐만 아니라.. 이런 생각깊은 문화 컨텐츠를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게 기쁠 따름입니다. 속깊은 리뷰 감사드리고 (꾸벅) 다음번에는 강한놈도 한번 리뷰해 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bbbbb
lml
일여섯의 리뷰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서 좋아요..
dkddkdkdkdkdkd 오마이 유리아
좋아요.^^ 아주 좋아요^^
감사합니다 ^^
유리아씨 감사드려요 ^^ 2년 넘게 댓글 달아주시는데 언제 쐬주 한번 하시죠? ^^
왠만하면 댓 안남기지만… 남궁옥분 자료 구글링으로 들어왔는데 필력이 상당하시네요. 쉽고 이해도 잘되고오.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어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늘 좋은 음악과 함께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