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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브랜드는 작년 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116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1103대) 1.2% 상승했는데요. 일부에서는 지속적인 고유가 및 경제위기 상황에서 소폭이나마 판매량이 상승한 점을 들어 무난한 성적이라는 평가를 했지만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빠져있는것으로 보이는군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럭셔리와 퍼포먼스 성능을 바탕으로 한 ‘인피니티’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렉서스 및 독일 브랜드와 견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려온게 사실. 하지만 최근 고유가 시대에 맞춰 자동차의 연비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면서 효율성이 높은 차량들이 시장에서 급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고배기량, 효율성이 낮은 모델이 대부분인 인피니티 브랜드는 판매량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죠. 시장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가격을 낮춘 ‘G25 세단’과 효율성을 높인 디젤 ‘Q70 3.0d(구 M30d)’, ‘QX70 3.0d(구 FX30d)’ 모델들을 긴급히 투입했지만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독일 디젤 모델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시장에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모델들이 연간 100대도 넘지 못할 정도로 판매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다시 말해 월 10대를 팔기도 힘든 차량이 수두룩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큰 문제는 연간 10대를 판매하지도 못하는 차종이 16개의 전체 라인업 중 8개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기도 하죠. 2013년 한 해 동안 100대 이상을 판매한 인피니티 차종은 전체 라인업 중 ‘G25세단’, ‘Q70 3.7(구 M37)’, ‘JX35’ 등 단 3대 뿐입니다. 반대로, 연간 10대 이상을 넘지 못한 차종은 G37세단, Q60 3.7 CC(구 G37 Convertible), EX35, FX35, FX37, FX50, QX56, QX80 등 총 8개 차종. 심지어 ‘G37쿠페’, ‘M56 세단’은 단 한 대의 실적도 없어 전체적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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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피니티가 독일 디젤 세단과 경쟁하기 위해 출시한 디젤 모델의 판매량도 저조한 편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젤 주력 모델로 꼽을 수 있는 ‘M30d’는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총 92대를 판매하며 100대를 넘지 못했죠. 이어 SUV인 ‘FX30d’ 역시 39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 경쟁 차종과 비교 시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피니티 브랜드의 16개의 라인업 중 연간 100대 이상을 판매한 차종은 단 3개 모델에 그쳤으며 나머지 13개 차종은(100대 ↓ 3개, 10대 ↓ 8개, 0대 2개) 판매 수량 자체를 거론 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로 초라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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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부진한 성적은 단순히 신차 판매 하락에만 그치지 않고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피니티 차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차량 판매가 활발히 이어지는 차종은 중고차 감가율이 낮아 잔존 가치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신차의 인기가 중고차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
이를 증명하듯 2013년 10월에 중고차 사이트 오토인사이드에서 조사한 중고 수입차 브랜드별 등록대수 순위를 보면 인피니티 브랜드는 8위(3.64%)라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지난 8월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서 발표한 2010년식 수입 SUV의 시세 및 감가율에 따르면 인피니티의 SUV 차량 중 하나인 ‘EX35’ 모델은 47.18%의 감가율을 기록, BMW X6 30d(31.03%)보다 16.15%가 더 높아 중고차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차종으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았는데요. 이런 높은 감가율은 SUV뿐만 아니라 세단 모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다른 글로벌 시장과 달리 3~4년 내에 차량을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어서 중고차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며 “인피니티 브랜드의 경우 신차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중고차 시장에서 매물을 찾기도 어렵고 고객들이 구매를 원하는 경우도 드문 편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중고차 감가율이 경쟁 모델 대비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서도 효율성이 높은 매물이 큰 인기를 얻다 보니 연비 성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인피니티 차종들은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최근 패스파인더 신차 발표현장에서 한국닛산 타케히코 키쿠치 대표이사는 올해 인피니티 판매 목표를 1500대 이상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올해 인피니티에서 국내 시장에 선보일 신차는 스포츠 세단 Q50 디젤 외에는 딱히 없는 실정이며 독일 브랜드라는 거대한 장벽이 있어 1500대의 예상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글: 최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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